주민들로부터 한껏 귀여움을 받았던 당나귀 한 마리가 성탄절 밤에 개들에게 공격을 당해 죽고 말았다.
앤젤(Angel)이라는 이름을 가진 2년생의 어린 암컷 당나귀가 살던 곳은 북섬 와이카토 지방의 작은 도시인 모린스빌(Morrinsville).
태어난 뒤 처음 맞이한 이번 성탄절에 모린스빌의 ‘크리스마스 동키(Christmas donkey)’가 되기도 했던 앤젤은 성탄 이브에 이곳 성공회 성당 뒷편에 혼자 남아 있었다.
이곳은 앤젤을 보호하고자 높은 담장이 둘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출입문에는 잠금장치까지 달린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주변을 떠돌던 개들이 몸을 아주 납작하게 만들어 문 아래로 가까스로 침입한 뒤 앤젤을 공격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탄절 아침에 성당 신부가 앤젤을 찾았을 때에는 이미 온 몸이 개들에게 물려 발이며 목 등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으며, 성당 신도이기도 한 수의사가 곧바로 달려왔지만 결국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당나귀 주인은 평소 앤젤은 개들과도 서로 냄새를 맡고 핥는 등 친하게 지내왔으며 지금까지 뒷발질 한번 하지 않았다면서, 죽기 전 여러 시간 동안 큰 고통을 당했다는 생각에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식을 들은 주민들 역시 크게 놀란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당나귀가 있던 교회 앞에 화환을 가져다 놓으면서 앤젤의 죽음을 함께 슬퍼했다.
또한 일부 주민들은 지역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근래 주변에서 동네를 방황하는 개들을 목격했었다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앤젤의 사고 소식은 이 지역을 관할하는 마타마타-피아코(Matamata-Piako) 시청과 함께 지역 경찰에도 전해졌다.